신예슬(이하 신): 이번에 ‘살롱 1890’이라는 근대를 재조명하는 프로젝트에서 4개의 곡을 재해석하신다고 들었어요. 유튜브에 올라가 있는 영상들을 봤는데, 어떤 작업 과정을 거쳐 음악을 만드시는지 궁금하더라고요.
배대준(이하 배): 우선 음악적 구조에 중점을 두고 작업하는 편이에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판소리 대목들 중에서 기승전결이 나올 수 있을 만한 부분을 선정해서 작업을 하죠. 제가 국악 전공이 아니다 보니,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작업하는 게 도움이 돼요.
노결이(이하 노): 그런데 제가 소리꾼으로서 생각할 때 좋은 부분과 차이가 있어요. 프로듀서로서 좋은 곡이 되겠다 싶은 대목을 찾아주면, 듣고서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나누죠.
신: 그러면 곡을 선정한 다음에는 어떻게 작업하시나요? 작업하신 걸 들어보니 ‘선율’이라 부를 수 있을 만한 부분도 뚜렷하고, 특징적인 기타 리프도 반복해서 들려오고, 화성 진행도 잡혀 있더라고요. 그래서 작곡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부분이 먼저일까, 아니면 판소리의 멋을 살리는 방향으로, 소리를 창작하기 조금 더 수월한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먼저일까, 궁금했어요.
노: 아, 너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다 보니... 원래 있던 소리를 가져와서 작업하는 것이기 때문에, 작창이라기보다는 정해진 선율 안에서 바꿔나가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배: 좀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이에요. 저희 곡에 대해 이렇게 세부적으로 물어봐 주시는 분이 없었던 터라... 사실 편곡이라고 해야 더 맞는 것 같아요. 국악을 기반으로 작업하지만, 가장 중요하게는 지금 시대에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저희가 생각하는 예술이라는 건 누군가 즐겨줘야 의미가 있다고 보거든요.
신: 어떤 계기로 활동을 함께 시작하게 되었나요?
배: 제가 기타를 전공하고서 작·편곡 활동을 계속하다가, 우연히 소리 하시는 분에게 기타를 가르치게 됐어요. 그러다가 공연을 하신다고 해서 국악에 살짝 발을 들여놓게 된 거죠. 그런데 김치를 먹고 자라서 그런지, 국악이 평소에 듣던 게 아닌데도 재미가 느껴지더라고요. 이것도 대중음악의 영역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생각되었고, 그래서 팀을 결성하게 된 거죠. 인스타그램 보고 연락해서 만났어요.
노: 요즘에 인스타그램으로 협업자를 만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도 전통 팀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의가 들어온 거죠. 그런 시도가 있어야 제가 팀을 할 때 끌어갈 수 있겠다 싶었고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어요.
신: 일단 밴드 포맷이잖아요. 판소리나 민요에서 작업을 출발한다 해도, 밴드 음악에서 으레 사용하는 음악적 형식과 이들을 엮는 게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또 그렇기 때문에 흥미로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배: 생각했던 대로 음악이 나왔을 때가 재미있고 좋죠. 사실 어려운 점이 더 많기는 해요. 국악의 기본이 3박 계열의 박자가 많은데 그걸 4박 계열로 바꾸는 걸 개인적으로 좋아하거든요. 물론 3박도 익숙하긴 하지만, 대중음악에서 즐길 수 있는 건 4박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안 해본 걸 해야 하니 좀 힘든 점이 있어요.
노: 저 이외에 모두 실용음악 전공이라 대중성 면에서 의지할 수 있는 기준점이 생긴 건 좋은데, 좀 힘든 점은 가령, 판소리 대목에서 말 붙임새나 장단이 좋아서 제가 선택했지만, 3박에서 4박으로 넘어가게 되면 본래의 맛이 안 살아나니 아쉽고 좀 엇갈리는 부분이 있죠.
신: 박과 장단, 리듬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가장 큰 이슈라는 얘기네요. 음은 어떤가요? 악기를 할 때는 보통 평균율에 맞춰 조율하겠지만 소리를 할 때는 사실 그걸 생각할 필요가 없잖아요. 훨씬 유동적으로도 할 수 있고요. 하지만 일단 기타와 맞추는 과정에서 음정을 악기 쪽에 자연스럽게 맞추게 될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서 어려운 점이 있나요?
배: 확실히 그렇죠. 제가 보기에 국악은 물론 화성이 있긴 하지만, 화성의 의미보다는 단선율 위주이고 악기 하나하나의 소리를 많이 내려는 것 같고요. 서양음악은 화성이 주를 이루다 보니, 거기에 판소리, 민요의 음을 넣다 보면 안 맞는 부분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런 게 항상 딜레마인 것 같고, 그래서 틀을 깨버렸다고 보실 수 있죠.
신: 유튜브를 보니 처음에는 구성원이 네 분이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 올리신 <제석굿>이랑 <강강술래> 영상에는 베이스 하시는 분이 안 보이더라고요.
배: 네 맞아요. 개인 사정이 있어서 올해부터 같이 안 하게 됐어요.
신: 편성에서 1/4 정도의 변화가 생긴 것인데, 음악도 그 이전의 <방아타령>, <사랑가>와는 분위기가 좀 달라진 것 같더라고요. 노래할 수 있는 공간도 더 넓어진 것 같고, 전반적인 톤도 좀 가벼워졌고요. 그게 그 변화의 영향이었나,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노: 그분이 나감과 동시에 저희에게 새로운 일이 주어지는 타이밍이 겹쳐서 그럴 수도 있겠어요. 저희가 광주 KBS에서 매주 국악을 주제로 퓨전곡을 만들어 촬영하게 됐거든요. 사실 매주 곡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아서, 아마 이전과 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배: 그런데 뭔가 기분이 좋네요. 음악적인 부분에 대해 디테일하게 봐주시니까요. 평소에 누군가 이렇게 자세하게 하나하나 물어봐 주면 좋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거든요.
신: 이번에 참여하시는 ‘모단레코드’는 이전의 작업과는 좀 다를 것 같아요. 이번에 <유쾌한 시골영감>, <목포의 눈물>, <울어라 문풍지>, <봄아가씨>를 다루실 예정이라 들었는데 이 곡들은 어떻게 선정하게 됐나요?
배: 사실 근대가요, 만요 포함해서 많이 들어보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국악 전공을 해서 그런지 몇 곡을 알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는 곡 위주, 좀 많이 알겠다 싶은 곡 위주로 찾으려고 해서 그 네 곡을 선택했어요.
신: 이번 기획에 참여한 다른 팀들과 애초에 장르가 달라서, 장르부터 고르셨던 건지가 궁금했어요. 범주는 먼저 만요와 근대 유행가로 제안을 받으셨던 것이고, 그 안에서 네 곡을 선정하신 거군요. 곡 고르시면서 30-40년대 음반도 많이 들으셨을 것 같아요. 평소에 곡 작업을 위해 판소리나 민요를 고를 때, 옛 녹음본들도 많이 들으세요?
노: 저는 고음반이 많이 없지만, 고음반 듣는 걸 정말 좋아해요. 많이 전해지지 않아 안타깝지만, 고음반에서만 들을 수 있는 소리들이 정말 좋더라고요. 저희 곡을 만들 때는 고음반이라기보다는, 돌아가신 선생님들의 음반이지만 상대적으로 최신의 것들을 듣긴 해요.
배: 선생님께서는 책도 쓰신 걸로 알고 있는데, 고음반의 녹음 기법 또한 다른 시각으로 보시는 것 같고, 유형의 사물로 무형의 음악을 만든다는 그런 관점이 굉장히 새로웠어요. 지금까지 음악 하면서 한 번도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거든요.
또 대중음악 평론하는 동료와 대화할 때는 자연스레 음반을 기본값으로 두고 이야기를 나누게 됐는데, 이런 차이들을 느끼다 보니 매체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매체에 따라 파생되는 감각이 달라진다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그런 경험을 밑바탕 삼아, 음악이 존재하는 방식이 매체에 따라 완전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음악의 사물들>이라는 책을 썼어요. 책에선 서양전통·현대의 사례들만 주로 다루고 있어 아쉽긴 하지만, 어쨌든 저는 악보를 보는 것도, 악기를 만지는 것도, 음반을 사는 것도 참 좋아합니다.
노: 전통음악도 지금은 악보로 많이 나와 있고, 수업 중에도 예컨대 판소리를 오선보에 그려보라고 하기도 해요. 보통 선생님의 가르침을 녹음해서 연습하는데, 세상이 바뀐다 해도 피아노 음으로 가르치는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사실 전통음악은 반음과 반음 사이, 피아노에 없는 미묘한 음들이 정말 많거든요.
신: 그런 게 ‘국악인가요’ 팀에서 음악을 만들 때 늘 겪는 딜레마와 같다고 봐요. 한편으로 불필요하게 전통음악을 옥죄는 틀이 너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양전통의 시스템이 이렇게까지 통용되어야 하나, 평균율을 잠깐 없애볼 수 없을까, 어떻게 하면 거기에 균열을 내는 실천을 할 수 있을지도 고민하고 있어요.
노: 전통악기 연주하는 이들은 사실상 메트로놈을 많이 써요. 소리의 경우, ‘일고수 일명창’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거든요. 메트로놈의 박자에 맞출 거면, 굳이 내 호흡에 맞춰서 장단을 쳐주는 사람이 없어도 되지 않나 의문이 드는 거죠.
신: 저는 그게 어쩌면 악보를 거치면서 생기는 어려움일 수 있겠다고 봐요. 꼭 그럴 필요가 없는 음악들도 수치적으로 정확한 결괏값을 내도록 종용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음반처럼 소리를 기록한 매체들이 어쩌면 일종의 해방구가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악보가 아니라 소리를 중심에 두는 거죠. 음반이라면 소리겠지만 또 음반이 아닌 다른 매체에선 행위나 동작이 중심이 될 수도 있겠죠. 악보상에선 아무리 틀렸다 한들 그렇게 소리 내기 편하고 듣기 좋으면 그만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옛 음반을 듣고 창작하는 작업이 좀 더 흥미로운 것 같기도 해요. 이번에 근대가요 재작업을 하면서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셨는지 궁금하네요.
배: 노래를 들으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최대한 저희 스타일답게 좀 더 대중적이고 현대적인 편곡 방향을 생각하고 있어요. 듣다 보니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는데, 2000년대 초반 아이돌 음악에는 의성어 같은 반복적인 가사가 굉장히 많았잖아요. 그런데 <봄아가씨>에도 그런 형태의 가사가 보여요. 그때나 지금이나 결국에는 다 똑같구나 싶고, 그때의 음악이지만 최대한 지금 음악처럼 들릴 수 있게 하려고 해요.
신: 노래하는 스타일은 어떤가요. 기존 영상들을 보고 들었을 때 어떤 부분은 완연한 판소리 창법으로 들렸는데 <사랑가>의 어떤 부분에서는 가요 창법으로 노래할지 말지를 고민하시는 건가, 하는 추측이 드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재작업하실 30-40년대의 근대 가요의 옛 음반들을 들어보면, 그 당시의 분들에게 익숙했을 창법들이 묘하게 섞여 있는 것 같았어요. 어느 한쪽으로 딱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요.
노: 맞아요. 그래서 저는 소리도 아니고 일반 가요도 아니고, 그냥 노래라고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팀은 퓨전국악 팀인데 듣다가 추임새를 해야 되나 아니면 끝나고 그냥 박수만 쳐야 되나, 고민할 필요 없이 같이 즐기는 노래라고 생각하면 편하게 들으실 수 있죠.
신: 어떻든 자연스럽게 호응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이시죠. <유쾌한 시골영감>은 템포도 빠른데 어떻게 작업하셨는지 궁금해요. 다른 곡들은 또 어떤지도요.
배: 지금 그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 곡은 큰 틀에서 보면 4/4박의 퓨전 재즈라고 보시면 돼요. <유쾌한 시골영감>은 <봄아가씨>와 조금 비슷하게 될 것 같고, <목포의 눈물>, <울어라 문풍지>의 경우는 아직 작업하지 않았는데, 최대한 발라드처럼 만들고 싶어요.
신: 어떤 음악이 될지 너무 궁금하네요. 또 하나 여쭤보고 싶었던 것은 ‘국악인가요’라는 팀 이름 중 ‘인’이 영어 ‘in'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해서 그런 이름을 붙이게 됐나요?
노: 저희 음악을 들었을 때, 이게 국악인가요 아니면 가요인가요, 이렇게 의문이 들 만큼 대중성 있게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뜻에서 그렇게 정했고요. ‘국악 속에 가요가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결국에는 이게 듣는 사람의 판단에 열려 있는 거죠.
신: 말하자면, 국악과 가요의 경계가 불분명하게 들리는 걸 지향하시는 거잖아요. 그 둘의 존재가 다르고 멀다고 느껴졌기 때문에 그런 뜻을 가지신 것일 텐데, 말씀하신 것처럼 그걸 불분명하게 만드는 작업이 정말 쉽진 않잖아요. 그런데 지난 옛 유행가들을 보니 그게 비단 지금만의 문제가 아니라 늘 반복되어온 이슈였다는 생각도 들어요. 30-40년대에는 서양문물의 유입으로 인한 충격과 마찰이 지금보다 더 컸을 것인데, 그런 과정에서 저런 만요와 유행가들도 만들어진 것이고요. 이게 지금 우리만 겪는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작업을 하시면서 조금은 마음이 더 넉넉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했어요. 경계는 늘 부딪히는 것이고, 어느 한쪽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가 항상 지속되는 것이고, 언제나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줬던 것은 그런 미완결의 상태였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배: 정확하게 말씀해주신 것 같아요. 지금 작업 중인 곡을 아직 멤버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걸 국악 하는 사람이 부르는 것처럼 불러야 할까, 아니면 당시에 부르던 창법으로 부르라고 해야 할까, 아직 정하기가 어렵네요.
노: 사실 쉬운 방법은 불러보면 돼요. 제가 부르기에 편하고 좋은, 어떤 중간 지점을 찾는 거죠. 남들이 듣기 좋은 발성으로 불러도, 제가 불편하면 듣는 사람도 그걸 느끼거든요.
신: 이번 작업을 하시면서 옛날 음반을 무척 많이 들으실 것 같은데, 그 세계 속에서 지내는 시간은 어떠세요. 오래된 음악을 들을 때보다도 사실 오래된 음반을 들을 때 좀 더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감각적인 시차가 있잖아요.
노: 개인적으로 LP만의 감성을 좋아하긴 하는데, 이게 국악도 아니고 가요이긴 하지만 저희에게는 고음반이 아직 좀 생소하고, 대중들에게는 더 그렇게 느껴질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이런 음악을 저희 색깔로 대중적으로 만드는 숙제를 잘 풀어나가고 싶어요.
신: 소위 로파이(lo-fi)하다고 느껴지는 아날로그 음반의 사운드, 지직거리는 소리를 저도 좋아했거든요. 이젠 그다지 반응하기 싫지만 알면서도 당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런 음반 자체의 소리가 단순히 듣기 좋다는 느낌을 주고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특정 시대를 환기해주고, 가보지 못했던 시기에 가보게 하는 것 같아요. 이젠 그 코드가 너무 만연해져서 효과가 좀 떨어진 것 같지만요.
배: 로파이는 지금 대중음악에서는 인기가 살짝 식긴 한 것 같아요. 그러면 요즘에는 대중음악도 들으시나요?
신: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대중음악인지 잘 모르겠지만, 저는 특정 장르의 딥 리스너라기보다는 두루두루 많이 들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케이팝과 재즈, 70-80년대 브라질 팝을 좀 좋아하고요. 예전에는 서양 전통음악을 압도적으로 많이 들었는데, 전통이 좀 너무 익숙해진 이후엔 서양 현대음악과 즉흥음악도 많이 들으러 다녔어요. 그러면서 음악가들이 연주할 때, 혹은 악보나 정해진 곡이 없는 상태에서 합주를 할 때 어떻게 시선을 교환하고 힘의 균형을 맞춰 가는지 보면서 음악가들의 몸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아까 노래하시기에 뭐가 편하거나 불편한지, 어떤 창법을 선택하는지 여쭤본 것도 그런 맥락이었어요. 그러면 이제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활동 계획도 궁금해요. 혹시 음반을 내실 생각도 있으세요?
배: 아무래도 공연은 물리적인 한계가 있잖아요. 물론 장단점은 있겠지만, 음반은 무조건 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국악 전공자는 아니지만, 욕심이 많이 생겼어요. 일단 판소리 다섯 마당에서 하이라이트가 되는 대목들을 전부 편곡해보고 싶고, 또한 완창도 다뤄보고 싶어요. 이건 사실 시간보다는 누군가의 지원이 필요한 일인 것 같아요.
노: 저는 굿 장르를 좋아해서 같이 좀 더 해보고 싶어요. 굿은 방송 촬영하면서 한 번 해봤는데, 굿에 대한 편견 같은 게 좀 걱정되긴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좋아해 주셨어요.
신: 지금의 지향점 아래에서 음악을 만들어나가시는 것이라면, 어떤 재료를 선택하시든 흥미로운 과정과 결과를 얻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배: 저는 전통예술 전공자도 아니니 사명감을 갖지 말라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그런데 저희 목적도 사실 거창한 게 아니에요. 그냥 국악과 대중의 연결고리 정도라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어요. 뭔가 관심을 가질 수 있을 정도의 매개체라는 거죠. 그래서 젊은 애들이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구나, 이런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