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성, 교류, 치유를 느끼게 한
즉흥음악의 장
공연 전, 출연진들과 짧은 인터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대다수의 참여 예술가가 나이, 경력과 상관없이 창작예술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과, 창작예술로 접근하는 방식을 꾸준히 고민해 왔다는 점이다. 한국즉흥음악축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예술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더 구체적이고 다각화된 창작 경험을 기대하는 이들의 밝은 모습에서, 축제가 가진 근본적인 의미와 기능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었다.
특히 이들의 답변 속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였던 ‘창작성’ ‘교류’ ‘치유’라는 세 가지 속성이 인상 깊었다. ‘창작성’에 관해서는 대다수의 전통음악 연주자가 도제식으로 공부해 왔던 ‘전통’의 틀을 벗어나는 경험을 통해, 오히려 본인 스스로가 인식하는 ‘전통’이 무엇인지 확인할 기회였다는 이야기와, 조율법과 주법의 변화를 스스로 고민해 보며 작곡가의 시각을 경험하였다는 워크숍 후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각기 다른 음악 어법을 통해 공통의 목적을 표현하고, 서로의 생각을 말과 행동으로, 또 음악과 형상으로 치환하며, 열린 사고를 경험하였다는 ‘교류’에 대한 후기도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즉흥음악은 연주자 스스로 자신을 돌아봐야 하고, 그렇기에 스스로 치유되는 시간”이라는 이야기였다. 즉흥음악 공연은 정해진 틀에 맞추어 수행하는 작업이 아니기에 자신을 뽐내기도, 숨기기도 어려운 특수한 환경이다. 그렇기에 본인의 예술세계를 돌아보고 각자의 온전하고 투명한 예술성을 타인과 공유하며 자연스러운 ‘치유’의 과정을 동반하게 된다. 신진 예술가가 예술 행위를 통한 내적 자가 치유를 경험하고, 그 선한 영향력이 무대를 통해 관객과 사회로 전해진다는 것은, 건강한 예술 생태계를 조성하고 더 나아가 우리는 이를 통한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프린지 콘서트Ⅰ>
_‘이 순간’에만 허락된 찰나의 예술
24일 <프린지 콘서트Ⅰ>은 윤소민(거문고), 차승현(피리), 최윤화(피아노), 하수연(가야금)으로 이루어진 즉흥무대로 시작되었다. 각 악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소리를 구현하고자 한 시도와, 4명의 연주자가 솔로와 듀오 등으로 편성 구성을 고르게 배분한 점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