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내내 땅과 똥, 밭농사, 논농사를 짓는 농부의 농사일이 관객에게 진실되게 전달된다. 품앗이, 아니 자원봉사로 나선 관객들은 무대에 펼쳐진 옥토의 논에 들어가 함께 모내기하고 폭풍우에 쓰러진 논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도 한다. 그 장면을 보며 문득 처음으로 논에 들어갔을 때 발을 간지럽히며 부드럽게 발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던 논 속 진흙의 느낌이 생각났고, 무대에 올라 모내기하는 아이들에게도 무대 위에서의 경험이 따뜻한 기억으로 남길 바랐다.
창작연희극 <똥벼락>은 타악기 연주자와 연희 전문 배우 2명으로 민요와 탈춤의 몸짓, 농사짓는 일, 입담과 연기를 풍성하게 풀어 놓는다. 공연을 보러온 어린이 관객들은 어느새 우리 농촌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를 통해 농사를 체험하고, 우리 몸짓과 소리를 가까이하게 되고, 찐모‧모내기‧천수답‧용두레‧쇠죽‧품앗이‧피 같은 농촌의 말들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공연 종반에는 어른들이며 아이들이 함께 “똥이야, 똥이야, 똥벼락이 내린다”를 불렀다. 관객들은 전통풍의 노래를 부르며 남몰래 감춰뒀던 나만의 똥을 꺼내 세상의 거름으로 만드는 상상을 하는 듯 함박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