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산국악당이 선보일 ‘기담야행2 :망혼일 축제’는 ‘남산골 밤마실 투어형 공연’이라 이름 붙은 콘텐츠다. 이러한 공연의 대본 작업은 처음이지만 정 작가는 이미 뮤지컬과 연희에서 재능을 발휘하며 6년째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의 이름값을 높인 작품은 재공연을 거듭하며 흥행작으로 자리 잡은 창작뮤지컬 ‘판’이다. 뮤지컬과 전통예술의 연희, 모두에 강점을 갖고 있는 터라 그동안 뮤지컬뿐 아니라 ‘황해도 방앗간’, ‘단골포차’, ‘실험탈춤’, ‘행복한 주택’ 등 꽤 많은 공연의 대본을 써왔다. 무엇보다도 전통예술의 호흡과 즐거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이기에 ‘기담야행2: 망혼일 축제’에서도 그 맛을 살렸다. 이번 공연은 관객이 배우들이 연기하는 걸 일방적으로 보는 게 형태가 아니고, 어떻게 마음을 열고 참여하느냐 따라 달라지는 공연이라 정 작가는 요즘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공연일을 기다리고 있다.
망혼을 위한 산 자들의 따뜻한 잔치 한 상
“최근 몇 년 동안 좋아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경험했어요. 그게 이 공연의 대본을 쓰는 계기가 됐어요. 공연을 하면 그분들이 오실 것 같았거든요.” 오싹해지는 게 아니라 뜨거워지고,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게 아니라 눈물이 흐르려고 했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귀신, 도깨비, 혼령, 저승이란 단어 안에 어둠과 악의 이미지를 씌우고, 나와 다른 세상으로 건너간 존재들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령은 우리와 함께 이곳에 살던 사람들의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