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모음과 모임이다. 여러 사람들이 모이고, 예술감독이 그들을 위한 여러 관계망을 형성해준다. 이러한 것이 반영된 것이 페스티벌 앙상블 공연(8.25‧27) 같다. 2회의 각기 다른 공연을 갖는다.
김상욱│서울돈화문국악당 실내악축제의 ‘꽃’은 페스티벌 앙상블일 것이다. 한국과 서양 악기가 만드는 하이브리드적인 감수성으로 기획했다. 2017년에 미국에서 열린 환태평양 음악제에 참여한 적이 있다. 세계 각국의 작곡가들이 빚은 작품을 교두보 삼아 동‧서양의 악기와 음악가들이 만난 장이었다. 이러한 음악제에 대한 경험과 ‘기억’이, 이번 축제와 페스티벌 앙상블 ‘기획’에 주춧돌이 되었다. 이러한 만남을 통해 실내악의 다양성과 확장이 실현되고, 곧 관객의 확장과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무대 위에 한국과 서양의 악기와 음악가들이 함께 하듯, 객석의 비율도 두 세계의 관객들이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악사(史)를
‘젊음’으로 디자인하다
김상욱 예술감독이 밝혔듯이 이번 축제에는 ‘작곡가’들에 방점이 찍히는 순간이다. 특히 2회에 걸친 페스티벌 앙상블의 공연이 더욱 그러하다.
8월 25일 공연에는
김유리‧임준희‧최우정‧김상욱‧이고운의 작품이 오른다. 국악기와 양악기가 이들의 작품을 교두보 삼아 만난다.
27일 공연은 김상욱 예술감독이 엄선한 젊은 작곡가 5인의 신작으로만 꾸려졌다. 김 예술감독의 선정 이유를 정리하면 이러하다. 강하은은 이야기의 집을 잘 짓는다(가야금‧거문고‧피리 ‘온화한 폭풍’). 김영상의 작품에는 ‘에너지’가 돋보인다(거문고‧해금‧타악 ‘놀음Ⅲ’). 서여정의 ‘GRAY’(가야금‧대금)에는 평범함을 뒤집는 섬세함이 녹아들어 있다. 최지운은 ‘똑똑’하게 ‘똑똑한 곡’을 써낸다(피리‧아쟁‧타악 ‘녹연(綠煙)’). 제2회 K-ARTS 국제작곡콩쿠르(2022) 입상자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앤드류 필슨은 ‘Shattered(산산조각)’(대금‧해금‧타악)을 발표한다.
실내악이 다른 장르와 구분되는 충분필요조건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김상욱│국악관현악과 비교한다면 친밀함이 아닐까. 작은 규모지만, 촘촘한 관계성이 잘 드러나는 것이 실내악이다. 연주자들의 태도도 다르다. 관현악은 단원들이 지휘자의 음악적 명령을 받는 기능인으로 움직인다. 반면 실내악에 임하는 연주자들은 능동적이고 자율적이다. 교감의 과정을 드러내고, 친밀함을 돋보이게 한다. 따라서 음악(작품)과 함께 음악가(연주자)들의 주관과 개성이 드러나고 돋보인다.
강하은│실내악의 매력은 섬세함과 다채로움이라 생각한다. 관현악은 풍부하고 웅장한 사운드로 구성되었지만, 실내악은 악기들의 표현을 선명하게 들을 수 있다. 연주자들의 기법과 호흡도 보다 선명하게 섬세하게 만나볼 수 있다.
가야금‧거문고‧피리가 함께 하는 실내악곡 ‘온화한 폭풍’은 어떤 곡인가?
강하은│매일 감정의 파도와 폭풍 속에서, 그 폭풍이 우울, 분노, 콤플렉스, 행복, 사랑 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곡이다. 이 폭풍 가운데서 우리는 평화를 찾아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형식적으로는 가야금‧거문고‧피리가 잘 조합되고, 선율의 흐름이 잘 흐르도록 고민하며 작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