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 1호   山:門 CHOICE

축제도 공연도 랜선으로 즐겨보자

정리편집실
발행일2020.06.02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전방위적인 언택트(untact)의 자세는 축제와 공연까지도 바꿔놓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고 있지만 여전히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이곳 축제와 공연은 어떻게 또 다른 온라인상의 제안들을 통해 변신을 꾀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어린이마을, 온라인 놀이 버전으로 만나다

 

한옥마을에서 해마다 열리는 축제 ‘남산골어린이마을’이 올해는 랜선 버전으로 치러졌다. 다소 완화되었다 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었던 시기였고, 이제는 한옥마을이 개방되고 있지만 축제와 공연의 정상화는 아직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남산골어린이마을’은 평소 접하기 힘든 전통가옥(한옥)을 아이들이 친숙하게 접할 수 있게 하면서 한옥마을 곳곳이 놀이터가 되는 축제이지만 오프라인 버전은 하반기(9~10월 중)로 넘기고, 이번 어린이날에는 온라인 이벤트 형태로 대체한 것이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어린이날을 맞아 전통놀이 풍경이나 한옥의 아름다움을 담은 밑그림에 색칠하여 공유하는 캠페인과 댄스 동영상 릴레이 등 집 안에서 놀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코로나 극복 캠페인 이벤트로 개최했다. 지난 5월 1~10일에 걸쳐 남산골한옥마을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을 통해 진행되어 참여자들에게는 다양한 상품이 제공되었다. 한옥을 놀이공간 삼아 자연스럽게 전통의 미덕을 되새겨볼 수 있게 하는 특별한 축제로 자리 잡아온 ‘남산골어린이마을’이 랜선 버전으로 거듭나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남산골어린이마을 2020, 남산골한옥마을 공식 SNS ⓒ 남산골한옥마을

 

클릭만 하면 ‘집콕 전통체험’의 세계로

남산골한옥마을의 전통문화 체험 콘텐츠인 ‘남산골 전통체험 – 감각놀이터(Sensory Playground)’가 하반기로 체험 일자 변경을 논의하는 가운데, 상반기에는 ‘온-라인 남산골전통체험’으로 전환된다. 이곳 전통체험 프로그램은 한옥과 어울리는 특색 있는 체험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처럼 문화재로 지정된 전통 가옥 안에서 선조들이 즐겼던 놀이와 체험을 접하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이면서 잊지 못할 추억거리를 제공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것을 안방에서 즐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통체험과 함께 준비물도 챙길 수 있는 기획을 마련했다. 전래놀이체험, 3D 한옥 만들기, 전통매듭공예, 손글씨체험, 활 만들기 등 체험별 만들기 과정을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는 한편, 전통체험 키트 판매 링크와 연결하여 실제로 만들어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온라인 개학이 한창인 요즘 수업을 위한 교구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추가되어 선보이는 체험은 남산골한옥마을의 ‘민씨가옥 별당채’를 축소한 모형을 조립해보는 건축 체험이다. 이를 통해 해체했다가 다시 조립이 가능한 한옥의 구조와 원리를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례 체험의 경우 체험 영상을 촬영하여 편집한 후 힐링 영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영상 스트리밍으로 공연장 대신 ‘방구석 1열’

축제나 체험행사와 마찬가지로 공연 또한 온라인으로 진입한다. ‘코로나19’ 확산방지 조치로 인한 서울남산국악당 휴관 장기화에 따라 온라인을 통한 공연 콘텐츠 상영이 구체화될 예정이다. 이는 최근 많은 공연장에서 시도하여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적잖이 주목 받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우선 최근 남산국악당의 기획공연을 부담없이 압축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공연 하이라이트 다시보기 서비스가 제공된다. 남산국악당 야외마당이 개방되면 매주 수요일마다 점심시간에 20분 가량 하이라이트로 선보이게 될 ‘국악영상상영회’를 온라인으로 미리 공개할 예정으로,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국악 연주 공연 콘텐츠가 업로드될 예정이다.
‘2020 남산초이스’ 혜원˟민희 <남창가곡> 서울남산국악당 ⓒ 정선영
여기에는 그간 호평을 얻었던 남산국악당의 공연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는데, 박우재 <박우재 거문고하기>, 박지하 <Jiha Sound>, 한옥콘서트 하이라이트 모음, 박자희 <적벽가>, 혜원민희 <남창가곡>, 변신술, 박선주 <온기의 방>, 이동빈 <나인간이라는 존재가 슬프다>, 남우찬 <부동산>, 나무령 <水>, 조의선 <품다> 등이 포함된다.
박선주 <온기의 방> 2019, 사진 제공: 박선주

무엇보다도 가장 가까운 시기에 예정된 기획공연으로, 서울남산국악당의 대표적인 청년국악 지원 프로그램인 ‘젊은국악 단장’이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의 프로그램을 통해 최종 선정한 아티스트 3인 박선주, 이동빈, 남우찬의 작품이 오는 7월 3주간에 걸쳐 예정되어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18년에 ‘국악오디션’ 콘셉트의 경연방식 지원프로그램으로 시작하여, 2019년에는 경쟁보다는 제작 과정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장르와의 콜라보레이션이 가능한 전통예술기반 신규 콘텐츠 개발 프로젝트로 확장되었고, 바로 이러한 과정을 거쳐 발굴된 이들을 이번에 소개하는 것이다. 적어도 이때까지는 ‘코로나19’가 진정되어 공연장의 열기를 직접 느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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