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은실과 농악천하지대본처럼 청년 예술가들의 핵심은 시선의 전이와 전환에 있다. 평범한 소재라 할지라도 새로운 시선과의 교접과 이접을 통해 소재는 기존의 고리를 끊고 새롭게 태어난다. 그런 점에서 안무가 김기범의 소재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널뛰기’이다. 무엇보다 그는 운동으로 예술을 빚는 안무가답게 널뛰기에 내재된 운동성을 주목했다. “널판 가운데 둥근 짚단을 놓고, 상대방의 무게를 이용해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널뛰기의 풍경은 물리적인 힘의 전달 과정을 정확히 보여줍니다. 이 작품을 통해 널뛰기에 담긴 힘의 관계와 운동성은 물론 이를 확장하여 현대인들의 관계와 사회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단장은 그가 구상 중인 시리즈의 첫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후 공기놀이, 딱지치기, 연날리기, 투호, 고싸움, 놋다리 밝기 등 전통놀이에 담긴 원리와 비밀들을 무용으로 선보일 계획입니다.”
단장, 젊은 국악을 위해
더욱더 진화했다
단장은 4월에 공모를 시작하고 노은실, 농악천하지대본, 김기범을 선정했다. 10월, 이들의 무대가 펼쳐진다. 작품으로 향하는 지도는 제각각이지만, 길목마다의 이정표와 표지석은 단장이 설치한다. 리서치 창작 워크숍을 비롯하여 전문가 멘토링, 홍보 사진과 영상 촬영, 내부 시연회 및 중간 점검, 그리고 쇼케이스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청년 예술가들의 진화만큼이나 지원 정책들도 진화하며 발을 맞추고 있다. 넓어진 글로벌 시대이자,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제트 플라잉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활발해지고 있는 지금. 이러한 변화 속에서 단장은 10월에 열리는 서울아트마켓(PAMS)과 연계·협력하여 쇼케이스를 선보인다. 서울아트마켓은 한국 예술가와 단체의 해외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해외 진출이 가능한 작품을 발굴해 그들을 지원하는 장이다. 즉, 단장의 선정자들을 만나는 관객과 관계자들이 국내를 넘어 국제화되었고, 이들의 작품도 국내 유통만으로 그치지 않고 국제적으로 확장되는 가능성의 시간이 10월 쇼케이스에서 펼쳐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 단장의 지원 시스템은 물론 선정자들과 작품도 진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