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과 민속악과
오늘의 음악이 만나다
첫 곡 ‘별빛명상 II’는 부산 수영농청놀이에서 불리는 가락을 기반으로 한밤중의 감성과 별빛의 형상을 음악적으로 표현한 일종의 소야곡(小夜曲)이다. 산조아쟁(최혜림)과 대아쟁(이신애)이 주선율과 부선율 역할을 바꿔가며 대화하고, 글로켄슈필·심벌·장구 등 타악기(이준형)가 음색과 리듬을 추가하여 음악을 다채롭게 전개한다. 이 음악에서 운궁법(bowing)과 피치카토 주법(pizzicato)의 강한 대비가 나타났는데, 이를 막힘없이 유연하게 운용하는 최혜림과 이신애의 안정적인 연주력이 돋보였다.
이어진 ‘Intertwined II’(인터트와인드)는 대아쟁, 25현 가야금(이지혜), 바이올린(윤종수), 비올라(박용은), 키보드(양승환)가 함께 연주하는 곡으로 작곡가 양승환이 동·서양 혼합편성의 대비와 조화에 주안점을 두고 만들었다고 한다. 컨트리풍과 리드미컬한 2·3박자의 혼합 박자 안에서 각기 다른 현악기의 음역, 음색, 연주법이 서로 주고받으며 음악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최혜림의 대아쟁은 재즈의 베이스처럼 저음부에서 전체적인 흐름을 조율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었는데, 빠르고 복잡한 리듬 속에서 최혜림의 안정적인 연주를 중심으로 앙상블이 호흡을 맞춰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