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조대전>의 다음 시즌을 바라며
3년간의 대장정이 ‘시즌 1’이었다면, ‘시즌 1’은 산조를 깊이 판 시간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산조의 영역을 넓힐 ‘시즌 2’가 필요하다. 이에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산조가 더 젊어져야 한다. 고등학생이 연주하는 산조이다. 영상 공모를 통하거나 명인들의 추천을 받아 구성할 수 있으면 고수는 또래의 친구이거나 스승인 명인들이 직접 해도 좋다. 풋풋한 산조를 듣고 싶다.
둘째, 무반주산조이다. 지금도 경연대회에서는 반주 없이 산조 경연이 진행되기도 한다. 어느 가야금 연주자가 산조 연주를 위해 TV 녹화에 갔다가 반주자가 코로나 검사 양성 반응으로 출입이 통제되어 반주자 없이 산조를 녹화한 적도 있었다. 전혀 어색함이 없이 그 영상을 감상할 수 있었다. 서양음악에 카덴차(cadenza)라는 것이 있다. 공연에서 연주자가 악보에 구애됨이 없이 자기만의 화려한 기교를 뽐낼 수 있는 부분을 지칭하는 말이다. 산조 연주에서도 반주자의 장단에 메이지 않고, 자신의 속도를 조정하며 연주회장 분위기에 따라 카텐차(즉흥연주)를 넣을 수 있는 산조를 만나보았으면 한다. 연주자는 연주에 몰입할 수 있고 감상자는 악기가 가는 길을 잘 볼 수 있을 것이다. 공연과 연주에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중요하지 ‘딱딱 떨어지는 장단’이 우선은 아닐 것이다. 이는 중견 연주자 이상이면 가능하다.
셋째, 2중주 산조나 3중주 산조도 듣고 싶다. 지금도 산조 합주나 두 대 이상의 악기가 함께 하는 산조가 있다. 그런데 정말 만나보고 싶은 산조는 원장현류 대금산조와 김일구류 아쟁산조가 만나는 것처럼 새로운 시도와 만남을 실험하는 산조다. 많은 연구와 시도가 있어야겠지만 산조의 영역을 넓힐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이제 3년간의 <산조대전>은 막을 내렸다. 산조를 한 자리에 모았고, 산조의 깊이를 더한 장으로써 그 역할은 충분히 하였다고 본다. 이제 또 다른 ‘대전’(大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