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 3호   山:門 CHOICE

다시, 온라인으로의 초대

정리편집실
발행일2020.10.06

재차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으로, 축제와 공연 대부분이 다시 온라인으로 망명하는 상황이 되었다. 어차피 바이러스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면, 비대면을 일상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백신이 나오더라도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비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젠 이 자체대로 즐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전통체험의 대면과 비대면

남산골 한옥마을 하면 떠올리곤 하는 전통체험이 모두 온라인으로 옮겨갔지만, 전통혼례만큼은 마스크를 착용하고서 치러지는 것을 더러 볼 수 있다. 한옥마을 민씨 가옥에서의 전통혼례는 11월까지 주말마다 하루 세 차례씩 열릴 예정으로, 12월에는 상황에 따라 진행 가능하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제한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인생지대사’인 혼례는 계속되고 있으니 다행이다. 

기존에 호응을 얻으며 진행하던 온라인 남산골 전통체험 ‘감각놀이터’는 11월 29일(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며, 전래놀이체험, 3D한옥만들기, 전통매듭공예, 손글씨체험, 홍길동의 활 만들기 등 총 5가지 체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비대면으로 준비중인 남산골 야학당은 온라인 교육을 위한 교육영상 촬영이 계획되어 있고, 11월에 일반인 대상 동영상 강의를 공개한다.

한편 위 동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진행중인 남산골 전통체험 이벤트 ‘사람을 찾습니다’는 남산골 전통체험에 한 번이라도 참여했거나 참여하고자 하는 이는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축제, 온라인이 대세 

: 남산골추석축제, 변신술, 서울무형문화축제, 1890 남산골 야시장 시즌4

사상 초유의 ‘고향 방문 자제’라는 권고에 따라 올해의 추석은 ‘집콕’ 모드로 치러지는 분위기이며, 이에 따라 남산골추석축제 ‘한가위만 같아라’ 또한 예외는 아니다. 그 일환으로 온라인 이벤트 ‘나도 먹고싶다 송펴언’ 및 추석 당일 추석맞이 특별 생중계 ‘Feel So 굿’이 진행되며,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0월 4일(일)에는 온라인 뮤직페스티벌-인 한옥 ‘2020변신술’까지 연계해서 치러진다. 황해도굿의 명무 김정숙 만신의 천신굿과 ‘북청사자놀음보존회’의 길놀이&사자놀이가 펼쳐지는가 하면, 아도이, 킹스턴루디스카, 실리카겔 등 인기 라인업 아티스트 11팀이 8시간 동안 한옥을 라이브 콘서트장으로 변신하게 하는 현장이 네이버TV로 소개된다.

남산골추석축제 ‘한가위만 같아라’ 남산골한옥마을 포토존 ⓒ 남산골한옥마을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축제는 서울과 이북 5도의 무형문화재를 아우르는 ‘2020서울무형문화축제’이다. 온라인으로 전환해서 치러지는 이번 페스티벌은 10월 16일(금)부터 25일(일)까지 10일간 진행되며, ‘사람이 잇다, 문화가 있다’라는 표현으로 무형문화의 가치를 드러내고자 했다. 프로그램은 남산골한옥마을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펼쳐지는 특별공연 생중계, 작품 시연 및 예능종목 공연 영상 등으로 구성되며, 기존의 아카이빙 방식의 영상 제작이 아닌, 짧고 임팩트 있는 브이로그 형식의 온라인 영상으로 소개된다. 10월 17일(토) 온라인 라이브로 선보이는 특별공연에는 판소리, 한량무, 부채춤, 삼현육각, 악단광칠 등이 포함된다.

그리고 ‘1890 남산골 야시장 시즌4’가 기다리고 있다. 9월 및 10월 추석 연휴 회차의 개장이 취소된 가운데, 남아있는 10월 일정(17일, 31일)의 진행 여부는 상황의 추이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한옥마을 천우각 광장 및 전통가옥 구역 일대를 활용한 특색 있는 공간 구성은 물론, 보부상 복장의 셀러, 조선의 이야기꾼 ‘전기수’를 재현한 퍼포머 등 조선 개화기 야시장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된다.

2020년 10월 4일 네이버 TV로 생중계된 2020 변신술의 라이브 장면 ⓒ 남산골한옥마을

공연장 너머로, 온라인 전시로 

: 남산골국악마실, 젊은국악 도시락, 공예주간(KCDF) 연계전시

공연장이 아닌 야외 공간을 활용한 프로그램의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 좀 더 부담 없이 공연을 즐길 조건을 만들고자 하지만, 이조차도 상황은 아직 여의치 않다. 국악 투어 프로그램 ‘남산골국악마실 – 한양 나들이’나 젊은국악 도시락 ‘낮낮: 남산에서 쉬어가기’ 역시 코로나19 조치로 인해 9월 프로그램은 취소되어 추후 공연 영상 온라인 송출을 준비 중이다. 다만 이후의 진행분은 상황의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다. 11월 11일까지 연희집단 The 광대와 함께하는 국악 투어는 옴니버스 형태의 연희 과장으로, 남산한옥마을 5개 공간을 이동하며 전국 탈놀이 및 다양한 전통연희를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젊은국악 도시락은 주중 점심시간을 활용한 직장인, 시민 대상의 무료 상설 공연으로, 한옥에 둘러싸인 고즈넉한 서울남산국악당 잔디마당에서 전통예술과 함께 쉬어갈 수 있도록 마련하고자 한다. 10월 22일(목)까지 진행되며, 보이스시어터 몸MOM소리의 <숨, 자장가>는 소리를 통한 쉼의 시간을, 연희극 제작소 와락의 <오쇼(oh show)! 상담소>는 서로의 고민을 듣고 풀어보는 과정을 통한 해소의 시간을 제공한다.

남산골한옥마을 한옥운영팀 제공

한편 2020 공예주간(KCDF)과 연계한 공예전시 ‘여.가.생.활_女.家.生.活’이 지난 9월 22일(화)부터 27일(일)까지 온라인으로 전환하여 진행되었으며, 별도의 독립 사이트를 통해 오프라인 행사에서 느끼는 시간과 공간의 질감을 놓치지 않고 전달하고자 했다. 여성 노동과 삶의 변화라는 모티브를 공예와 설치작업으로 해석한 전시가 전통건축양식이 담긴 서울남산국악당의 공간미학과 어우러졌으며, 행사 전반은 물론 참여 작가들의 준비과정을 담은 메이킹 필름 등을 담아냄으로써 오프라인 너머의 또 다른 가능성과 관점을 모색하며 적지 않은 호응을 얻었다. 이에 공식행사는 종료되었으나 전시 공식사이트는 10월 21일(수)까지 오픈하여 운영한다.

온라인 전시 웹사이트 : https://namsangoldesigncraft2020.cargo.site/

공연에의 기대감과 탄력적 온라인화

: 춘영 콘서트, 젊은국악 단장 쇼케이스

한옥을 공연 공간으로 활용하여 주목받아온 서울남산국악당의 한옥콘서트가 ‘춘영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재개되고 있다. 지난 9월 19일 시작하여 오는 10월 31일까지 매주 토요일 한옥마을 내 ‘김춘영 가옥’에서 진행되며, 젊은 전통 아티스트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현대적이고 신선한 전통예술 콘텐츠를 제공함은 물론, ‘남산 야시장’과 연계한 통합운영을 시도하여 관객과의 교감 수위를 높이고, 축제기획팀 <만담 패거리> 공연과의 결합을 통해 막간의 즐길 거리를 극대화하고자 한다. 9월 공연 프로그램인 리마이더스와 정가앙상블 Soul지기는 비대면 온라인 녹화중계로 진행하여 각각 10월 10,11일 서울남산국악당 네이버TV 채널 및 남산골한옥마을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다. 그 외에 10월에는 힙합 비트와 국악기 연주의 콜레보레이션 연주팀인 팥(POTT)(17일), 피리와 전자음향과 접목하는 목기린(24일), 전통음악의 장단, 시김새 등을 기반으로 서양의 리듬과 선법을 결합하는 원초적음악집단 이드(31일)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춘영 콘서트, 정가앙상블 Soul지기 공연 녹화 현장 ⓒ 서울남산국악당
한편 서울남산국악당의 창작 실험 지원 프로그램인 ‘2020 젊은국악 단장’ 쇼케이스가 11월 21일(토) 크라운해태홀에서 소개된다. 이는 전통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창작자 3인을 선발하여, 단계별로 창작준비과정(창작워크숍, 창작리서치, 중간점검, 쇼케이스 작품제작)을 통해 발전시킨 공연 콘텐츠를 실연한다. 이번에 선정된 아티스트는 박현미(한국무용), 박현지(연극/연희), 백다솜(창작국악) 3인으로, 박현미는 한국춤의 기본인 ‘호흡’을 주제로 한 작업을 소개하며, 박현지는 굿에서 무가를 통해 전승된 신화를 새롭게 해석하고 탈춤의 원리와 접목을 시도한다. 백다솜은 전통악기를 기반으로 한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추구하는 창작자이자 대금, 소금, 단소, 생황 연주자로서, 이번에 도시의 소리를 탐구 대상으로 삼았다.
2020 젊은국악 단장 선정 아티스트, 좌로부터 박현지, 백다솜, 박현미 ⓒ 서울남산국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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