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 2호   山:門 CHOICE

공연과 축제를 재개하는 자세

정리편집실
발행일2020.08.11
 

  얼마 전부터 극장 개방이 가능해지면서, 남산골한옥마을과 서울남산국악당 역시도 서서히 기재개를 켜고 관객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온라인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조심스럽게 축제며 공연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축제의 경우 각종 변수를 고려한 철저한 방역 대비에 부심 중이다.

온라인 전통체험으로 홈캉스를

휴가 시즌이 다가오지만 여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신경 쓰이는 이들을 위해, 남산골 한옥마을이 준비한 홈캉스 패키지가 있다. 바로 남산골한옥마을의 상설 프로그램인 ‘남산골 전통체험’을 랜선으로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다. 당초 6월까지 기획되었던 ‘온-라인 남산골전통체험’을 11월 1일(일)까지 연장운영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각 프로그램별 체험을 1가지씩 추가 운영한다. 

휴대용 윷놀이판 만들기로 구성된 ‘전래놀이체험’을 비롯하여, 나만의 소원팔찌를 만들어보는 ‘전통매듭공예’, 비즈를 이용해 십이간지 띠별 액자를 만든 후 글씨나 그림을 그려보는 ‘손글씨체험’ 등이 있으며, 올해 새롭게 선보인 ‘3D한옥만들기’는 남산골한옥마을의 ‘민씨가옥 별당채’를 축소한 모형을 조립해보는 체험이다. 매년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체험인 ‘홍길동의 활 만들기’ 또한 각 가정에서 전통 활을 만들어볼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8월 한정 코로나 극복 이벤트도 진행될 예정이며, 홈페이지에 연동된 링크를 통해 참여 가능하다.
https://smartstore.naver.com/namsangolhanokmaeul

축제의 귀환

: 남산골 야시장, 추석축제, 변신술

공연장은 차츰 개방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축제는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을까?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준비 중인 한옥마을의 축제가 적지 않다. 우선 한옥마을 고유의 축제형 테마 야시장인 ‘1980 남산골 야시장 시즌4’가 9-10월 중에 예정되어 있다. 조선시대 개화기 저잣거리로 타임슬립 한 듯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며 호응을 얻어온 남산골 야시장은, 올해도 전통가옥을 활용한 특색 있는 공간 구성 및 프로그램으로 찾아온다. 보부상 복장을 한 다양한 셀러, 주막의 밤풍경을 재현한 힙플레이스, 조선의 이야기꾼 ‘전기수’를 재현한 퍼포머 등이 배치되어 시기별로 다양한 공연 및 체험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2019년 남산골야시장 전경 ⓒ 남산골한옥마을

한편 추석과 맞물려 남산골 야시장과 연계한 ‘전페스티벌’이 준비되어 있다. 이는 10월 1-3일에 걸쳐 진행되는 남산골 추석축제 ‘한가위만 같아라’의 일환이다. 이는 연휴 일자별로 테마를 구분하여 3일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며, 추석의 의미를 알릴 수 있는 추석 차례상 및 전통공연, 추석 음식 만들기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첫 시도로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은 ‘변신술’ 또한 올해 10월 4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는 한옥마을 전통가옥, 앞마당, 대형 무대 등을 페스티벌 스테이지로 활용한 음악 페스티벌이다. ‘라이브클럽협동조합’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홍대 인디음악 씬(scene)에서 두터운 팬 층을 지닌 뮤지션 라인업을 구축하여, 다양한 음악 향유 층이 참여할 수 있는 축제이다. 한옥마을 판 ‘라이브클럽데이’라고 할 수 있는 올해 축제는 킹스턴루디스카, 김목인, 에이치얼랏 등이 주요 출연진으로 참여한다.

이처럼 축제가 한 상 가득 차려지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방역을 준비하는 일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코로나와 ‘함께(with)’ 살아가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축제 역시도 이를 철저히 대비해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공연장과 달리 야외 축제의 경우 적지 않은 변수가 예상되기에 더욱 긴장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기본적인 마스크 착용이나 체온 검사, 손 소독제 비치 외에도 셀러 매대 소독 및 간격 확대, 음식 부스 최소화 및 포장용기 중심의 판매, 거리두기 좌석 배치, 관객의 동선 관리를 위한 차단봉 설치 등 각종 방역 대책을 철저히 수립하고 있다.

전통예술의 저변 다지기

: 청년 국악인재 양성 프로젝트, 상주단체 찾아가는 공연, 국악영상상영회
 

전통예술 기획의 ‘A에서 Z까지’ 망라하며 미래의 비전을 조망하는 ‘청년 국악인재 양성 프로젝트’가 8월 5일부터 20일까지(매주 수·목)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진행된다. 전통예술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연계된 교육 및 네트워킹을 통해 전문기획인력울 육성하여, 전통예술 기반 공연을 지지하고 뒷받침할 토양을 일궈나가고자 한다. 2017년 시작으로 매년 꾸준히 진행해온 교육 프로젝트로, 이번에 ‘입문’ 편으로 마련되어 기초 실무교육부터 현장강의까지 다양한 경험 확대하고 전통예술의 미래를 도모하는 동력을 제공한다.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수한 수강자를 대상으로 서울남산국악당 기획 프로젝트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인턴십 기회 또한 주어진다.

한편 서울남산국악당의 상주단체 천하제일탈공작소의 경우, 찾아가는 공연을 통해 전통예술의 저변을 확보하는 행보를 시도한다. ‘신명이 필요한 곳으로 찾아가는 공연, 탈춤으로 <탈, 탈, 탈>’은 ‘코로나와 같은 탈이 났을 때 탈춤의 너끈함과 신명으로 탈을 이겨낼 힘을 얻자’는 취지로 마련되는 전통 및 창작 탈춤 공연이다.

 한편 전통예술을 접하는 폭을 넓히기 위해 서울남산국악당 잔디마당에서는 매주 수요일 국악영상상영회가 펼쳐지게 된다. 이중 젊은국악 도시락 일정(9월 16일, 10월 14, 21일)은 제외 된다. 서울남산국악당 대표 레퍼토리로 구성되는 본 상영회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지만, 8월 12일 기점으로 오프라인-온라인 동시 진행 예정이다.

공연장을 넘어서서 즐기는 특별한 방법

: 남산골국악마실, 젊은국악 도시락, KCDF 공예주간 연계전시
 

기존의 무대 기반의 공연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과 만나는 프로그램 또한 시도된다. 국악 투어 프로그램 ‘남산골국악마실 – 한양 나들이’의 경우, 남산골한옥마을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를 개발, 공간성과 전통예술 향유가 결합된 이동형 공연을 선보인다. 말뚝이가 남산골한옥마을을 유랑하며 벌이는 옴니버스 형식의 공간 체험형 연희극으로, 9월 10일부터 11월 11일까지 연희집단 The 광대가 함께한다.

보이스시어터 몸MOM소리의 <숨, 자장가> ⓒ 보이스시어터 몸MOM소리

이와 함께 젊은국악 도시락 ‘낮낮: 남산에서 쉬어가기’는 주중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한옥에 둘러싸인 고즈넉한 서울남산국악당 잔디마당에 전통예술과 함께 쉬어가는 시간을 만들어낸다. 바쁜 일상에 지친 직장인 및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무료 상설 공연으로 9월 16일부터 10월 22일까지 진행되며, 관객 참여형 진행을 통해 전통예술과의 접점을 부담 없이 넓혀가고자 한다. 보이스시어터 몸MOM소리의 <숨, 자장가>는 소리를 통한 휴식의 시간을, 연희극 제작소 와락의 <오쇼(oh show)! 상담소>는 서로의 고민을 듣고 풀어보는 시간을 이끌어낸다.

그외에 2020 공예주간(KCDF)과 연계한 공예전시 프로그램이 주목된다. 9월 22일부터 27일까지 펼쳐지는 ‘여.가.생.활_女.家.生.活’은 장소를 활용한 오브제 설치미술을 선보이고 전시를 통해 판매하는 마켓형 오브제 전시이다. 서울남산국악당의 체험실과 전시실, 잔디마당을 전시공간 및 오픈마켓으로 활용한 이 전시는 전통가옥의 중심에서 ‘안주인’이라 불렸던 여성의 삶이 지닌 다양한 역사적 맥락을 집과 가사노동을 통해 표현하는 가옥 중심의 공예로 풀어낸다. 참여작가로는 통영의 정통누비를 소재로 현대적 디자인을 접목한 누비혼(정숙희), 염색과 니트 등 섬유공예를 기반으로 다양한 작업을 선보이는 쿤스트호이테(윤서현 외), 서체 기반의 멀티 콘텐츠 디자인을 구현하는 아트웍스(이용일 외) 등이 있다. 

좌로부터 누비혼, 아트웍스, 쿤스트호이테 ⓒ 남산골한옥마을

무대의 본격 가동 준비

: 극단 여행자 <십이야>, 한옥콘서트
2020 서울남산국악당 공동기획
극단 여행자의 <십이야> 공연포스터
8월까지만 해도 공연장을 개방하는 대신 온라인 송출 방식을 택했다면, 9월부터는 거리두기 좌석을 운영하면서 공연 관람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남산국악당이 전통예술 창작 레퍼토리로서 주요하게 소개하는 공연으로, 극단 여행자와 공동기획으로 추진하는 <십이야>가 주목된다. 9월 4일부터 19일까지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 고전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하여 호평을 받아온 극단 여행자의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 2011년 첫 선을 보인 이후 더욱 업그레이드 된 무대로 관객을 찾아갈 <십이야>는 잘 알려진 셰익스피어의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로, 극단 여행자만의 색깔이 연희 특유의 흥과 정취와 버무려져 극장 전체를 들썩이게 할 예정이다.

한옥이 또 다른 공연 공간으로서 특별한 감흥을 자아내며 적지 않은 호응을 얻어온 한옥콘서트 역시 재개된다. 9월 19일부터 10월 31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관객과 만날 ‘춘영 콘서트’는 그간 주 무대가 되었던 남산골한옥마을 ‘민씨 가옥’ 외에도, 더욱 다양한 한옥공간을 활용하여 관객과의 교감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 젊은 전통 아티스트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현대적이고 신선한 전통예술 콘텐츠를 제공함은 물론, ‘남산 야시장’ 프로그램과 연계한 통합운영으로 전통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대중적이면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PUB’ 콘셉트 또한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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